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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어주는엄마

리젝을 소개합니다


12인의 ‘초딩’ 선교사… 평촌이레교회 ‘리젝’ 태국에 복음


2009년 05월 04일 (월) 18:20   국민일보










축제 예배와 컨템퍼러리 크리스천 댄스(CCD)를 배운 초등학생들이 태국으로 단기선교를 떠났다. 열악한 환경에서 하나님을 섬기는 태국 어린이들을 보고 겁없는 '초딩(초등학생)'들은 선교 비전을 품었다. 그 꿈이 찬양 앨범이라는 열매로 맺혔다. 화제의 주인공은 경기도 안양 평촌이레교회(한홍식 목사) 교회학교 '은땅' 커뮤니티의 예배사역팀 'LiZ@c(리젝)' 학생들이다.

리젝은 '작은 삭개오(Little Zacchaeus)'에서 딴 이름이다. 세리장 삭개오가 예수님을 만난 뒤 삶의 최고가치로 여기던 물질을 내려놓고 예수님을 따랐던 것처럼 그들 역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따르는 기적의 삶을 꿈꾼다는 의미가 있다. 이들은 4년 전 정병훈 목사와 함께 축제 예배와 찬양을 하는 예배사역팀으로 시작했다. 이제는 중학생이 된 김수정(14)양을 포함해 초등학교 4∼6학년 12명이 활동하고 있다. 주 2회 모여 함께 기도하고 연습한다.

지난 1월 태국 단기선교가 전환점이 됐다. 4박5일간 태국의 작은 교회에서 침낭을 펴 놓고 자고, 한번 무대에 서면 평균 8∼9곡을 찬양했다. 안양부원초교 5학년 한룻(11)양은 4일 "우리보다 못 사는 친구들을 보니까 마음이 아팠어요. 그 친구들 앞에서 '너희도 하나님이 사용하실거야'라는 마음으로 찬양을 했어요"라고 말했다. 태국 어린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를 보며 학생들은 태국 선교에 대한 꿈을 품었고, 선교비를 마련하기 위해 찬양 앨범을 내기로 했다. 오전에는 춤과 찬양 연습을 하고 저녁에는 스튜디오에서 찬양을 녹음하는 강행군이 이어졌다. 그리고 지난달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겠다는 마음을 담은 타이틀곡 '꿈' 등 10곡과 반주(엠알) 4곡이 담긴 1집 앨범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생활도 달라졌다. 중학교 2학년인 언니 에스더와 함께 4년째 활동 중인 한양은 성격도 활발해졌고, 몸도 더욱 튼튼해졌다. "친구들이 놀러가자고 할 때 리젝 연습 때문에 못 간 적이 많아서 힘들었어요. 그런 적이 15번도 넘는 것 같아요"라고 말할 땐 영락없이 어린애였지만 신앙 얘기가 나오자 한양은 완전히 딴사람이 됐다. 그는 리젝 친구들과 함께 간 캠프와 태국 단기 선교에서 '너는 선택받은 자'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고 했다. 한양은 "리젝 활동을 한 이후 집에서 성경을 읽고 묵상을 하게 됐어요. 부모님 말씀에 따르지 않고 언니랑 싸운 것을 반성하면서, 내 생활에 대해 다시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파주 와동초교 6학년 이가연(12)양은 1시간 정도 승용차를 타고 집에서 교회로 간다. 연습 때마다 부모가 동행해야 하고, 앨범 막바지 작업 때는 밤 12시까지 녹음을 하고 새벽 1시쯤 집에 간 적도 많다. 이양은 "연습하고 녹음할 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그 과정을 이겨나가면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생겼어요"라고 말했다. 이양은 물론 부모 역시 공부할 시간이 많이 줄면서 학업 성적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이양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을 하기 때문인지 하나님께서 더 축복해주셔서 성적이 오히려 좋아졌어요"라며 뿌듯해했다. 한양과 이양뿐만 아니라 리젝 학생 대부분의 성적이 올랐다. 전교 1등을 한 학생도 있다. 자신의 미래나 비전에 대한 자신감도 한층 커졌다.

정 목사는 "아이들이 사역을 감당하는데 선교 자금에 대한 부담감과 한국의 교육현실이 큰 어려움이 되지만, 앨범을 통해 하나님께서 태국 선교를 향한 비전을 성취하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리젝 앨범과 국내 찬양 사역의 수익금은 100% 선교 사역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